• QCT - Socail Media Forum

    요즘 PR 업계의 화두는 단연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라고 볼 수 있다. 관련 포럼, 세미나, 트레이닝 세션 등이 부쩍 늘었고 기업/정부기관 홍보/공보팀에서도 소셜 미디어를 주요 PR tool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보인다. 이는 최근의 업계 RFP (Request Form of Proposal, 입찰 제안서)의 추세를 살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러한 변화는 근본적인 소통이라는 PR의 목적과 방향성을 고려했을 때 분명 유의미한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그만큼 고려해야 할 타깃 미디어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뜻이니, PR AE들은 씹어 삼켜서 소화해야 할 메뉴 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다. 솔직히 말해, 부담이 안 될 수는 없다. 좋든 싫든, 전통 미디어와의 교류만으로는 2% 부족한 ‘PR 2.0 시대에 적응해야 할 테니까    


    <넘쳐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

     

    사실 나 역시도 전통 미디어 접촉에 비해 다양한 플랫폼들을 활용한 소셜 미디어 PR 경험이 적은 편이라 인사이트의 폭이 그리 넓지는 않다. 또한 블로그 운영, 지식iN답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등 비교적 기본적인 소셜 미디어를 운용하면서 느낌 점이 있다면 이 쪽 영역은 그 가능성이 정말 무한하다는 것이다. 물론 ROI (Return on Investment: 투자 수익률)에 대한 납득 가능한 합리적인 합의점 도출, 효율적인 프로세스 구축,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이라는 주요 과제에 대한 해결책이 따라야 할 것은 분명하다.

     

    소셜 미디어가 재미있는 것은 그 활동에 한계가 없다라는 데 있다. (PR 활동이 꼭 온라인 상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얼마 전 QCT(Qualcomm CDMA Technologies, 모바일 칩셋 공급 기업)라는 클라이언트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대행을 진행하면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레이프 PR Qualcomm의 위기관리 & 기업 홍보와는 별도로 계열사 QCT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타이틀은 ‘Social Media Forum’. IT/모바일 분야 파워 블로거와 커뮤니티 멤버들을 초청해서 진행한 일종의 소셜 미디어 저널리스트 간담회라고 볼 수 있다.

     
         <IT/모바일 분야 파워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QCT 세미나'>

     

    이러한 행사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전 작업은 물론이고 행사 후 꼼꼼한 Follow-up 작업이 필수다. 일단 파워 블로거 리스트 개발 자체만 해도 생각만큼 쉬운 작업이 아닐뿐더러, 그들과 Contact해서 원하는 만큼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설득력이 필요하고 어프로치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지만 그 과정이 수월할 수 있다. 이들은 기자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반 대중은 또 아니기 때문에 자칫 방심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다.

     

    또한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시적인 Result가 있어야 한다. Publicity의 경우는 ‘PR Value’라는 비교적 수월한 지표가 PR 업계 전반에 정착되어 있지만, 소셜 미디어의 경우는 아직까지도 그 효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행사 참여자 수, 후기 작성자 수, 각 포스팅 별 조회수 및 댓글 수 등의 양적인 결과와 더불어 참여자들의 행사 만족도, 포스팅의 tone & manner, 지속적인 관심 유발 등의 태도와 관련된 질적인 결과 또한 어느 정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이러한 고민을 기반으로 다음 세 가지 사항들에 주력했다.

     

    1. 무엇보다 소셜 미디어는 스킨십이 중요하다. 따라서 자꾸 그들과 연락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자료를 제공하는 등 그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행사 두 달 전부터 지속적인 communication을 시도했고 온라인 커뮤니티 담당자와는 별도의 자리를 마련하면서 공감대 형성에 주안점을 뒀다.

     

    2. 행사 전/후 변화된 인식 차이를 수치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위해 설문조사가 동원되었으며 7점 척도로 인지도/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변화된 수치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는데, 중요한 key audience로 소셜 미디어를 염두하고 있는 클라이언트에게 이러한 결과는 그 의미가 크든 작든 고무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3. 포스팅/후기를 강조했다. 아무리 기자 미팅을 많이 해도 실제로 그 기자가 관련 기사를 작성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Publicity라고 볼 수 없듯이, 소셜 미디어 또한 가시적인 결과물이 중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퀄리티 높은 후기 작성을 위해 클라이언트와의 합의 하에 내부 자료 일부를 제공하는가 하면 (대외비를 전제로) 메리트를 줄 수 있는 다양한 경품으로 참여를 독려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글을 써 달라고 강요하듯 접근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서 부드럽게 (인간미가 느껴지도록) 어프로치 하는 방법을 택했다.

     

    물론 100% 만족할만한 행사라고는 볼 수 없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느낀 바가 많다. PR 활동 속에서 소셜 미디어의 입장이라는 차원도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무엇보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경품도 아니고 맛있는 식사도 아닌 (Hot)한 정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어쨌든 한 바탕 행사를 치르고 나니 소셜 미디어에 한 발 더 다가선 느낌은 들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스스로 반성도 해 본다. (PR 블로그라고 오픈을 해 놓고 이렇게 방치를 하다니!) 유명무실한 트위터도 열심히 해 보고 유명한 기업 블로그들도 조금 더 자주 기웃거려봐야겠다.

     

    혹시 아는가? 내 블로그도 무럭무럭 키우면 먼 훗날 원고료를 받고 포스팅을 하는 영광의 그 날이 올지!

     

     

     

     

     
    강백준   2010. 07. 09 09:40

    LG Display 중국 홍보 전략 컨설팅


    PR 대행사의 업무는 크게 기획(Planning)과 실행(Execution) 및 사후보고(Report)의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고객에게 커뮤니케이션 전략 전반에 걸쳐 조언을 해 준 뒤, 이를 기반으로 PR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제공했던 서비스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요약해 주는 것이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의 업무 영역(working scope)이 이렇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대행사가 실행에만 집중할 수도 있고 이와 반대로 기획 컨설팅 과정에만 관여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선택은 고객사의 몫이다.


    <PR 전문인이라면 실행력과 더불어 컨설팅 능력 또한 갖춰야 한다.>

    이번 'LG Display 중국 홍보 전략 컨설팅' 건은 고객인 LG Display가 기획 영역에만 국한 지어 그레이프 피알과 계약을 한 케이스였다. 실행 파트는 중국 정부 측의 공장 설립 인허가 여부 및 현지 PR 대행사 활용 등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계약 당시 클라이언트는 중국에 대한 깊이 있는 인사이트와 이를 바탕으로 한 '현지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조건으로 내걸었다마침 그레이프 피알은 국내 PR 대행사 최초로 중국에 지사를 설립한 바 있다. Localization 전략 수립에 현지 전문인력만큼 효과적인 자원이 있을까?

    이와 더불어 LG Display가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 생산법인을 설립할 당시 그레이프 피알이 Issue Management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 또한 이번 계약에 어느 적도 작용했으리라 본다. PR Agency에 있으면 이렇게 기존의 고객에게 제공했던 서비스가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경험을 종종 겪게 되는데, 이럴 때 담당 AE로서 느끼는 보람은 야근의 피로를 덮고도 남을 만큼 크다. 물론 경쟁 비딩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 또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기존 계약이 확정/연장된다는 것은 그만큼 클라이언트가 PR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들은 PR Agency의 명성 구축과도 직접 연결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히 중국 사무소와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았다. 우선 베이징 현지에서의 자료 수집 과정과 이에 대한 feedback에 이르기까지 시차가 어느 정도는 생길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리드 타임을 길게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또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최대한 합의를 거치고 역할을 세분화해도 한 사무실에서 작업을 하는 것과 같은 효율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이러한 애로사항은 시간과 노력으로 커버할 수 밖에 없는 것서울과 베이징의 밤은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같은 서울에서도 광화문과 여의도의 사정은 또 달랐다. 해외 PR 전략 수립 특성 상 클라이언트와 대행사의 통일된 목소리가 상당히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사안을 바라보는 각도가 조금씩은 다르기 때문에 이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흔히 갑과 을의 시선차이라고도 한다. 좁고 깊게 보느냐, 넓고 얕게 보느냐 결국은 그 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이언트와의 ()정기적 미팅 및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방향성을 수시로 재정비하고 중점 강조사항이해관리자 접근방안핵심 프로그램 등에 대해 폭 넓은 의견 교환을 거쳤다.

    그러다 보니 총 3차에 걸친 '방향 전면 재 수정' 이라는 산고를 겪어야 했다그러나 퀄리티를 위해서라면 그깟 밤샘이 대수랴.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내가 스스로 납득이 될 때까지. 창작의 고통은 아티스트만 겪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다시 씁시다'라는 무시무시한 말 앞에서 '리바이즈(revise:수정) 해 주세요'정도는 애교다.> 

    대다수의 AE가 그렇겠지만 제안서를 작성하다 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논리의 흐름이 매끄럽고 기발한 시행 프로그램이 이를 뒷받침 해줄 땐 흐뭇하지만, 인포그래픽이 미흡하다거나 핵심 문장을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할 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그래서 결론은 항상 고객으로 귀결된다클라이언트가 만족하다면,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우여곡절 끝에 LG Display 중국 홍보 전략 컨설팅 제안서가 마무리 됐다. 비딩 과정을 겪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해당 제안서를 바탕으로 직접 실행까지 당장 연결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 공은 클라이언트에게로 넘어갔다부디 이번 컨설팅 제안서가 고객의 중국 홍보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사실 PR인이 느끼는 보람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얼마나 짜릿한가. 내가 해 주는 조언이 유수 기업/기관/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에 밑그림이 된다는 사실이! 

     

    강백준   2010. 02. 18 09:29

    PR AE PR하기


    PR AE
    라면 대게 한 번쯤은 미디어에 얼굴/이름이 팔리는 순간이 온다. 그것이 자의적 노력의 결과이든 피치 못할 억울한 장면이든 간에. 과정이야 어쨌든 언론에 노출이 되면 약간의 민망함과 더불어 알 수 없는 뿌듯함이 교차한다. 둘 중 어느 감정이 더 크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AE들은 미디어(클라이언트)의 기획 의도를 잘 살렸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라는 대외용 답변을 늘여놓을 것이다. 사실 그 말은 이렇게 해석하면 된다. “내 얼굴이 얼마나 예쁘게 나왔는지 봐서.”


    <화면빨 잘 못 받은 AE가 분노를 못이겨 부숴버린TV가 그 황량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PR AE들의 미디어 데뷔는 크게 다음 세 가지의 유형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이 외의 특수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례가 아래 범주에 속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1. 회사소개 기사/보도에 포함된 경우: 가장 무난한 케이스다. PR업 전반에 대한 조명을 하는 가운데 해당 Agency를 언급할 수도 있고 아예 한 회사만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미디어에서 특정 주제를 놓고 전체 아웃라인을 그린 뒤, 그 내용 안에서 해당 PR Agency 관련된 내용을 녹아내기도 한다. 아래 기사가 이에 해당한다. 회사명과 더불어 사원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었으며 사진도 게재됐다. (내 머리 윤곽이 아주 살짝 노출 됐다.)



     

    2. 클라이언트 관련 기사/보도에 노출된 경우: 어떻게 보면 1번의 경우보다도 빈도수가 높은 가장 일반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소비재 클라이언트를 담당하는 AE들이 이 경로로 매체 데뷔를 종종 한다. 업계 특성상 사진 기사를 염두하고 진행되는 각종 포토 이벤트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대게는 모델을 섭외해서 이벤트를 진행하지만 갑자기 땜빵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 때 AE만큼 적합한 대역을 찾기 힘들다. 제품과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 외 이벤트 참여 인원수가 모자랄 때, 일반인 모델이 필요할 때도 AE들의 활약이 빛을 발한다. 참고로 이벤트에 적합한 기본 외향를 갖출 것은 필수 조건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나의 데뷔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옆 팀 던킨도너츠 담당  최대리님은 그 미모를 앞세워 연예인 뺨을 수도없이 후려친 것으로 유명하다.>


    3. 미디어의 요청: 이 경우에는 언론과의 친분관계가 전제조건이 된다. PR 업계와 전혀 상관없고 클라이언트와도 연결고리가 없는 상황에서의 미디어 노출은 대게 아는 기자/PD가 부탁해서가 그 배경이다. 따라서 그 앵글도 천차만별이며 메시지 컨트롤이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회사가 앞에 나서기 보다는 개인이 주가 된다. 패션잡지 일반인 피처/미니 인터뷰 형식의 기사에서 ‘OO홍보대행사 아무개씨의 잦은 등장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번에 나도 그런 계기로 방송에 살짝 데뷔했다. 마당발이신 우리 남차장님 덕분이다. 일반 시청자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찰나의 순간, 대문자 U라인 옆모습이 고즈넉한 자태로 화면을 스쳤다.



    짧은 영상이지만 느낀 점이 많다. 우선 살을 빼자. 그리고 피부 관리도 좀 필요할 것 같다. PR PRO가 되는 길은 이렇게 멀고도 험하기만 하다.

     

     

     


     
    강백준   2009. 12. 04 10:05

    Media Contact, 달곰쌉쌀한 순간들

    PR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라면 미디어(엄밀하게는 미디어 종사자)와의 만남이 잦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대상은 대게 전통적 언론기관, 매스 미디어가 된다. (물론 최근 소셜 미디어에 대한 업계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파워 블로거나 트위터리안과의 접촉 빈도가 기자/PD/작가들과의 그것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미디어와의 만남은 아찔하고, 긴장되고, 수줍은 순간이다.> 
     

    매스 미디어와의 접촉은 PR 업무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PR 성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다가 장기적 인맥 네트워크를 형성에도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AE들이 그토록 오매불망 기자님’ ‘PD’ ‘작가님을 외치는 데에는 그만큼의 이유가 있다. 물론 미디어 접촉이 생각만큼 즐거운 일은 아니다. 보람 있고 뿌듯한 순간도 있지만 가끔은 억지로 비위를 맞춰야 할 때도 있고 감정이 상할 때도 있으며 자괴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난 언론과의 만남을 달곰쌉쌀한 경험’ (‘달콤쌉싸름은 문법상 잘못된 표현이다.)이라 생각한다.

     

    달콤한 순간을 예로 들자면 이렇다. 상대방이 내 얘기에 좋은 반응을 보이며 취재(혹은 보도)에 의지를 드러낼 때, 내 설득으로 클라이언트에 대한 오해를 풀었을 때, 행사에 대한 칭찬을 들을 때, 내가 작성한 보도자료가 기사 작성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 기획했던 앵글이 의도대로 풀렸을 때, 업무 관계를 떠나 인간적인 신뢰와 믿음을 구축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등등. PR 업무의 매력은 바로 이런데 있지 않나 싶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오피니언 리더 중 하나인 미디어와의 만남은 분명 자신을 채찍질하는 자극이 되기도 한다.

     

    쌉쌀한 경험도 적지 않다. 담당 기자가 마치 스팸 전화를 받은 것처럼 날 냉대할 때, 내가 만든 자료가 설득력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치 내가 기사를 구걸하는 사람이라도 되는 양 귀찮아 할 때, 나는 무시하고 클라이언트하고만 커뮤니케이션을 원할 때, 관계 구축을 위한 자리를 상대방은 접대로만 인식할 때 등등. 소위 -을 관계라고 일컬어지는 구도에서 파생되는 각종 불협화음들, 이것이 PR Professional들이 극복해야 할 스트레스의 실체 중 하나가 아닐까? 물론 쌉쌀한 경험에서도 배우는 것도 있다. 분명 내 잘못도 있을 수 있으며 사람 마음이 모두 한결같을 순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남는 문제는 명료하다. 어떻게 하면 달콤한 경험을 늘리고 쌉쌀한 순간들을 되도록 피할 수 있을까? 짧은 내 경험을 토대로 해서 나름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사항들을 정리 해 봤다.


     

    <어서 내게 그 비법을 알려줘~~>
     

    1. TPO에 충실할 것: 말 그대로 적시(Time), 적소(Place), 적절한 사안(Occasion)에 대한 중요성을 늘 인지할 필요가 있다. 기자, PD, 작가들은 모두 바쁜 사람들이다. 그들이 나와 만날 때에는 그만큼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단 스스로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 PR 담당자의 말이 내게 무슨 의미를 지니는가? 왜 지금인가? 만나야 할 필요는 있는가? 꼭 필요한 정보인가?’ 이 물음에 스스로가 납득이 된다면 결과는 긍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클라이언트의 기대와 미디어의 시선 사이에는 언제나 커다란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PR Pro라면 그 사이를 매울 수 있어야 한다.

     

    2. 미디어를 연구할 것: 미디어 미팅 시 나올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질문은 기자님은 요새 어떤 기사를 주로 쓰세요?’. 그만큼 상대방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다는 걸 스스로 자백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 정도의 무성의한 자세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간단한 웹 서치 30, 최소한의 예의다. 또한 PR업계에 있다 보면 자연스레 미디어 인맥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 인맥을 통해서라도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부서는 어디고, 주 관심 주제는 무엇이며, 요새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어디가 간지러운지) 파악하는 요령은 미팅을 보다 부드럽게 이끌어 줄 무기가 된다.

     

    3. ‘Give & Take’으로 접근할 것: 쉽게 오판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미디어를 무조건 상전 모시듯 대하면 만사 OK라고생각하면 안 된다. AE들은 미디어에 기사를 구걸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디어와 함께 독자가(시청자가) 필요한 정보를 연구하는 전문가. 그 사이에 클라이언트의 가치와 장점과 메시지를 녹여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쉬울 때만 연락해서 기사 청탁을 하고, 또 급한 사안이 지나가면 안부 전화 한 번 안 하는 PR 담당자에게 만족할 미디어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미디어와 PR 담당자의 관계는 늘 상호 호혜적이어야 한다.

     

    4. 장기적인 안목을 키울 것: 가장 어렵지만, 또 가장 쉬운 일일 수도 있다. 만약 PR 업무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직장이라 생각한다면 사실 장기적 안목 따위는 필요 없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계속 커리어를 쌓아갈 계획이라면, ‘장기적 안목의 미디어 관계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사원일 때 만난 평기자가 팀장이 되어 다시 만나니 데스크가 되어 있더라는 얘기, 이 바닥에서는 너무나 흔한 스토리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회사에 불이 나면 명합첩부터 챙겨라.” 기자 간담회에서 만났던 그 기자, 라운드 테이블 미팅에서 대화를 나눈 그 PD, PPL 기획 건으로 전화 통화를 나눈 그 작가, 그들이 곧 내 재산이자 실력이자 연봉이다.

     

    5. 진심으로 대할 것: 물론 진심이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속물인 기자도 있을 수 있고, 앞뒤가 꽉 막힌 PD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선은 시도는 해 봐야 한다. 그들도 어차피 사람이기 때문이다. 미디어도 일을 떠나서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우는 감정을 가졌다. 한 기자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기자를 그만 두면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질까 두렵다. 기자가 아닌 인간 OOO를 사람들이 어떻게 봐줄까 가끔 고민한다.” 업무로 얽힌 사이에서 진정한 인간관계가 싹트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PR 담당자와 미디어 사이에 그것이 꼭 불가능하리라는 법칙은 없다. 나 역시도 개인적으로 꽤 친하다고 여기는 기자가 몇 있다. 운 좋게도 일로도 엮였다. “네 자료는 당연히 제일 먼저 봐야지라고 얘기하는 그분에게 난 말한다. “부담 갖지 말아요 형. 기사 하나 안 써준다고 삐치진 않을 테니까” “그럼 안 써준다.” 라고 말하지만 난 이미 알고 있다. 다음날 아침이면 신문 스크랩을 하며 씩 웃고 있을 테니까.



    <Media-PR Professional, win-win을 위해!>
    강백준   2009. 11. 13 11:45

    컨투어 글래스 프로모션

     

     


    G2B, B2B
    분야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우리 팀에 오랜만에 소비재 쪽 홍보 의뢰가 들어왔다. 클라이언트는 코카콜라 AP 지역 Regional office. AP 지역 10개 국가를 대상으로 동시에 실시하는 컨투어 글래스 프로모션프로젝트에 그레이프 피알이 한국 지역 PR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코카콜라 병 모양을 본따 제작한 '컨투어 글래스'>


    참고로 PR agency의 서비스는 그 형태에 따라 일정 기간 -대게는 1년 단위- 계약을 맺고 업무를 진행하는 Retainer Service와 캠페인/이벤트 등 특정 모멘텀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집중하는 Project Service로 나뉜다. 이번 건의 경우는 Project Service의 범주에 속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표면적으로는 8월 한 달이 공식 진행기간이었지만, 사전 작업부터 사후 보고까지 실제로는 그 두 세, 배의 기간이 소요됐다. 특히 ‘AP 지역 통합 프로젝트라는 특성 상 Control Tower인 홍콩 측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언어가 다르고 미디어 환경이 다르고 사회적 맥락이 다른 상태에서의 작업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타깃 미디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주간지/월간지 쪽으로의 접근을 선호하는 홍콩 측의 입장은 온라인 매체나 업계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우리 의견과 다소 상충됐다. 또한 출입처 제도가 우리만큼 활성화 되어있지 않은 그들에게 미디어 라운딩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를 비롯해 번역 시 발생하는 명칭/용어 문제, 보도자료 배포 시기 등 사전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한국 사무소와의 공조는 비교적 매끄럽게 잘 이루어졌다. 지역 통합 프로젝트의 일정한 통일감은 유지하되, 철저하게 한국 시장 상황에 맞는 localization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미디어 리스트를 공유하고 함께 라운딩 일정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그렇지 않았다면 매체에서 중첩된 메시지로 혼란을 겪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에 한 번은 보도자료 상의 용어 문제로 홍콩에서 이견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 한국 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 부족이 원인이었지만 클라이언트에게 이를 따지는 것은 어불성설. 고민 끝에 코카콜라 한국 사무소와 함께 아이디어를 냈다. 이번 프로젝트는 맥도날드와의 공동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구조상 End-User였던 맥도날드를 움직이게 하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으리란 판단을 했다. 홍보 담당자와의 논의 후 다시 제안을 했다. 그 결과 문맥상 어색했던 부분을 자연스럽게 고칠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 중 하나는 무리 없이 진행된 미디어 라운딩(담당 기자들을 직접 만나고 다니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일 것이다. 원래 홍콩에서는 담당 기자들을 위한 PR Kit을 보내주면서 우편 등의 방법으로 각 언론사에 발송해 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우리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라운딩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코카콜라 한국 사무소와 연계해서 방문지와 담당 매체, 기자에 대한 역할 분담을 했다. (다행히 코카콬라 한국 사무소에서 여분의 PR Kit을 보유하고 있어 타깃의 외연을 넓힐 수 있었다.)


                                                                                 

       

                                   <라운딩 시 담당 기자들에게 배포된 PR Kit>


     
    이번 역할 분담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다. PR Agency가 대부분의 언론 담당 역할 수행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클라이언트가 보유하고 있는 기존의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면 일 처리가 더욱 부드러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미디어와 관계된 일이라면 프로 의식을 갖고 가장 좋은 제안과 조언을 제공하려는 자세는 Agency의 필수조건이다. 클라이언트에게 의지하려는 순간 Agency의 존재의미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퍼포먼스를 위해서라면 때론 클라이언트의 적절한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순발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Retainer Service가 아니었기 때문에 PR 집행 과정에서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대체적으로 결과가 좋게 나왔다. 홍콩 클라이언트가 만족했고, 한국 사무소에서도 불만을 표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보다 나은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당연히 남는다. 행사 고지 엠바고 문제로 인한 일정 제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과중에 따른 부담감 등 극복했어야 할 과제들을 떠올리며 스스로 반성을 해 본다.  

     

    해당 건에 대해 비교적 다양한 앵글로 언론 보도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매체에 따라 코카콜라를 부각시키기도, 맥도날에 포커스를 두기도, 혹은 다른 제품들과 엮어서 기획 기사 형태를 띄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소비재 PR에 대한 insight을 축적해가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G2B, B2B는 물론이고 B2C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 그것이 PR Professional로 가는 바른 길일 테니까.

    강백준   2009. 08. 3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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